지금 현재 맹자를 배우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 없지만, 공부하며 드는 단상, 느낌을 적어볼까해서 글을 써본다.

반대의견이나 높은 고견(高見)이 있으신 분은 댓글이나 기타 여러가지 방법으로 무지몽매한 나의 머리를 깨우쳐 주시길 바란다.

내가 본 맹자는 무척이나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다. 쉽게 굽히지 않는다. 유순하기도 하며, 때론 농담도 하던 공자와는 참으로 다르다. 자신은 공자의 뒤를 잇는 사람이라고 자청하고 다녔지만, 다순한 행동으로만 본다면 공자에는 좀 미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

맹자는 자존심이 강해서 우기는 점이 많다. <<맹자>>를 읽다보면, 이것은 좀 잘 못된 말인데.. 라고 하는 경우인데도, 우겨서 상대를 설득한다.

그리고 예를 들때, 너무 극단적으로 든다.

그 한 예로,
景子曰, “內則父子, 外則君臣, 人之大倫也. 父子主恩, 君臣主敬. 丑見王之敬子也. 未見所以敬王也.”
 “惡! 是何言也! 齊人無以仁義與王言者, 豈以仁義爲不美也? 其心曰, ‘是何足與言仁義也’ 云爾, 則不敬莫大乎是. 我非堯舜之道, 不敢以陳於王前, 故齊人莫如我敬王也.”
(공손추 하 2장,學焉後臣章)

라는 구절이 나온다.

간단히 이야기 하자면, '경자'란 사람이 맹자에게 "왕은 당신을 공경하는데, 당신은 왕을 공경하지 않네요" 라고 말 하자 맹자가 "이게 무슨 말입니까??? 제나라 사람은 아무도 왕에게 인의(仁義)로 말하지 않는데, 이것은 마음 속으로 왕은 인의(仁義)로 주제삼아 대화하기에 부족한 인물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니, 불경함이 이보다 큰 것이 없는데 나는 요순의 도로만 이야기하니 오히려 나만큼 왕을 공경하는 이도 없다." 라는 것이다.
(좀 줄이긴 했지만, 거의 해석;;;)

여기서 보면, 제나라 사람이 인의(仁義)를 가지고 왕과 대화하지 않았다고 해서 딱히 왕을 무시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물론 인의(仁義)라는 덕목은 누구나 좋고, 옳다고 여기는 덕목임은 틀림없지만, 당시는 제자백가들의 시대이다. 그때의 인의(仁義)라는 것은 하나의 사상에 지나지 않는다. 결국 맹자가 이야기하는 하나의 주장이라는 것이다.

인의(仁義)를 주제로 왕께 이야기 안했다고, 왕을 무시하는 것이라니;;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다.

그리고, 또 하나... 속 좁고, 편협한 나만의 생각일지도 모르겠지만, 우선 이야기 해본다

 孟子謂蚳䵷曰, “子之辭靈丘而請士師, 似也, 爲其可以言也. 今旣數月矣. 未可以言與?”  
蚳䵷諫於王而不用, 致爲臣而去.
 
齊人曰, “所以爲蚳䵷則善矣, 所以自爲, 則吾不知也.” 公都子以告
 
  “吾聞之也, 有官守者, 不得其職則去, 有言責者, 不得其言則去. 我無官守, 我無言責也, 則吾進退, 豈不綽綽然有餘裕哉?”
(공손추 하 5장,無官守無言責章)

라는 구절이 나온다.

간단히 이야기해서 맹자가 '지와'라는 사람에게 왕께 간언하는 벼슬을 하고 있으면서 왜 간언하지 않느냐? 하고 묻자 '지와'가 왕께 간언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떠났다. 그러자 제나라 사람이 "맹자 자기가 직접 이야기 안하면서 '지와'한테만 이야기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하자 맹자가 "자신은 맡은 직책도 없고, 간언하는 벼슬하고 있는 것도 아니니 내가 하고 안하고는 느긋하게 여유롭지 않겠는가?"라고 이야기 한 것이다.

뭐랄까.. 글을 읽으면서 좀 얌체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객경(客卿)이 되었든, 그냥 손님으로 왔든 왕을 만나서 직접 유세할 수 있고, 왕을 조금 더 좋은 왕으로 이끌려고 한다는 사람이 나는 아무런 직책과 간언할 벼슬이 없으니, 어쩌겠냐?? 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흔히 생각하는 인격자와 어긋나는 측면이 있다.

결국 나에게 벼슬을 달라~ 라는 의도로 들린다.
(내가 소인이라 그런가??)

맹자의 이런 면 때문에 맹자가 더욱 인간적이고, 친근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맹자>>를 읽으면 항상 옳습니다. 무조건 따라가는 것 보다는 어떤 점은 잘 못 되었는가? 하고 생각을 해보기 위해 글을 써 보았다.

앞으로 수업 진도를 나가면서 얼마나 더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짬짬히 느낀 것을 써보고 싶다. 그냥 놔두면 다시 잊어버릴테니까...ㅋ
Posted by 연어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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