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블로그를 쉬고 있으면서도 영화는 많이 봤던 것 같다. 

다만 리뷰를 쓸 생각이나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이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이라는 영화도 워낙 리뷰가 많다보니 굳이 리뷰를 쓸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어제  저녁부터 머리속을 맴돌기에 한번 생각 정리겸해서 써보는 것도 좋을 듯해서 오랜만에 블로그의 '글쓰기'를 눌렀다.

영화의 내용은 아시다시피 무도라는 마을에서 천대받는 김복남이라는 여인의 복수에 대한 이야기다. 
(요즘 들어서 줄거리나 스토리를 이야기해 놓고나면 다 거기서 거기인듯 하다. 더 길게 이야기하면 진부하고, 결국 눈으로 보고 확인하는 수밖에 없을 듯... 사실 요즘들어서는 같아 보이는 진부한 이야기도 어떻게 살을 붙이고 진행해 나가느냐가 중요하게 느껴진다.)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영화 전체의 스토리보다는 그 속에 담겨있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라 공감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듯 하지만, 그래도 한번..^^;

무도라는 배경으로 이루어지는 김복남 : 다수의 모멸과 멸시의 이야기. 거기에 찾아온 이방인 친구... 친구의 눈에 비친 김복남의 비현실적인 생활. 

처음에 동정하던 친구도 결국 김복남을 업신여긴다. 

사람이란 참 희안한 동물이다. 1 : 1로 만났을때는 그렇지 않은데, 자신이 다수가 되면, 어떤 구성체속의 일원이 되면 자연스럽게 그 구성원에 물들어 버린다. 

흔히 이야기하는 이지메와 왕따가 그렇다. 비록 그 행위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어느 순간에는 거기에 물들어서 폭력의 당사자에 대해 '그래도 되는 사람.'으로 생각해 버린다. 

그리고 어느샌가 그 행위에 간접적으로라도 동조해버린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것이 그런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마을 사람들이 그렇게 하니까. 하는 생각에 하나둘씩 동조하고 어느새  주체가 되어버린다.

개인의 도덕성에 비해 집단의 도덕성이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예비군 훈련에서 들었던 이야기, 어떤 사람이 다쳐서 구급차를 불러야 할 상황이 온다면, '누가 구급차 좀 불러요!'라고 이야기하는 것보다 '거기 서있는 남자분. 당신! 구급차 좀 불러요!'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훨씬 낫다는 것이다.

집단에서는 누군가 하겠지. 내가 전화했는데 이미 누구 전화했으면 괜한 전화하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으로 서로 꺼리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인이 일을 맡게 되면, 그 자신이 그 일을 수행해야 하기때문에 오히려 일이 수월하게 진행된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을 가리키는 이론도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지 않는 건 역시  독서가 부족해서 그런건지;;;)


개인의 당사자였으면 원망했을 사회를 다수의 사회원입장에서 바라보는 우리들은 당사자들에 대해 너무 덤덤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

생각은 여전히 정리가 안 되지만, 무작정 글을 써서 올려본다.






P.S : 그냥 드는 생각이긴 하지만, 포스터의 '넌 너무 불친절해...' 라는 말이나 영화의 마지막 부분의 짙게 화장한 김복남을 보면서 문득 '친절한 금자씨'를 생각했던 건 나만이 생각한 우연이었을까??? 

아니면 복수극이라는 타이틀을 이어가고 싶어했던 감독의 의도였을까???



Posted by 연어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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