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현재 인문학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대학교만 졸업한 상태입니다.)

사정상 추후에 대학원을 진학하려고 생각중입니다. 그래서 학자금 대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어떻게든 부모님께 손을 벌리지 않고, 스스로 해결 할 수 있는 방안을 없을까?  해서 말이죠.

오늘 '학자금 대출'에 대한 기사가 떴네요. 이곳 저곳에서 각 언론사마다 같은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내년 1학기부터 새로운 학자금 대출 방법이 이루어진답니다. 요약한 것에 따르면,

1. 대상은 7분위 이하 (연소득 약 4839만원 이하) 가정의 35세 이하 대학생,

2. 자금은 채권시장에서 조달,

3. 상환 기준소득은 최저생계비(2009년 기준 1천592만원),

4. 상환율은 20%,

5. 국세청에서 원천징수,

6. 졸업 후 3년까지 상환 실적 없으면 본인과 배우자의 소득 및 재산 조사,

7. 그로부터 1년 이내 미상환시 강제 징수,

8. 최장 상환기간 없이 평생 상환 의무 부과,

9. 파산해도 상환

각 언론사에서 담담하게 객관적인 설명을 다루고 있지만, 보는 사람 아니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황당하기에 이를데 없습니다.

이건 '장학'이 아니라 '사채'입니다. 아니 '사채'보다도 더 심합니다. '사채'는 파산하면 탕감이라도 되지만, '학자금 대출'은 파산해도 상환해야 합니다.

속된말로 '신체 포기 각서'를 쓰고, '장기 밀매'라도 해야 하는 겁니까?

저는 현재도 대학때 받은 '학자금 대출'을 갚고 있습니다. 아마 지금 공부하고 있는 이 곳을 나갈때쯤이면 상환이 끝날겁니다. 비록 소액이지만, 매달 연체가 될까봐 전전긍긍하고 집에 죄송한 소리를 해야합니다.

마음 한 구석에는 항상 앙금으로 남아있습니다.

제가 이 곳을 나가 대학원을 진학하게 되면, 다시 넉넉치 못한 집안 형편에 '학자금 대출'에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저런 무서운 소리를 듣고, 과연 선뜻 '학자금 대출'에 손을 내밀 수 있을까요?

솔직한 마음으로 두렵습니다. 공부하는 제가 죄인같이 느껴집니다.

그냥 공부가 하고 싶었고, 조금 더 나은 학문을 배워보고 싶었던 제가 너무 철없이 느껴집니다.

참 바보 같습니다. 그냥 꿈을 꾸지 않았으면 좋지 않았을까요?

제가 처음 모교 교수님께 대학원에 가겠다는 의사를 밝혔을때, 교수님이 처음으로 하신 말씀은 "집은 좀 넉넉하냐?"는 거 였습니다.

무지한 생각으로 그냥 웃어넘겼는데, 그게 지금에 와서 가슴을 꿰뚫는 말처럼 느껴집니다.

공부하려면, '돈, 머리, 체력' 세가지를 갖추면 더할 나위없이 좋다는데, 지금의 저는 이도 저도 없습니다. 

 이제는 정말 돈이 사람보다 먼저인 세상입니다.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네요. 이제는 국가에서 앞장서서 돈을 중요시하는 세상이니까요. 

꿈... 꿈은 정말 깨어나면 없어지는 꿈일뿐인 걸까요?

Posted by 연어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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