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한자열풍이 분 적이 있었다. 아니.. 지금도 불고 있다고 말하는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취업하는데 한자관련 자격증 하나 정도는 필요하다는 생각에, 플러스 점수를 얻어볼까 하는 생각에 사람들이 많이 따두었다.

또, 마법천자문이라는 책, 태극천자문(?)이라는 만화, 한자마루라는 게임 모두 한자에 대한 관심으로 나온 것이다.

한자 관련 학습지도 많은 모양이니까...

이런 관심이 반갑지만,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하다. 그렇게 한자가 유익하다고 생각한다면, 왜 한자에 관한 인재를 키우는 것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는가?

지금 현재 중,고등학교에서 한문을 가르치는 분들 한문교육학과를 나온 분이 아닌 경우가 종종 있다.

예전에 교련선생님을 했던 분들이 교련 과목이 없어지면서 방학동안 연수를 받고, 한문교사가 되거나, 아니면 요즘에는 영양교사들이 연수를 받은 뒤 한문교사를 한단다.

그리고 2011년에는 정식으로 국어선생님이 한문과목을 가르칠 수 있게 허용해준다고 한다.

그게 어때서? 라고 생각하는 분들 많을 듯 하다.

'국어>한문' 이란 부등식을 머리속에 그려오고 계시는 분일 것이다. 그런데 만약 그렇다면 천만의 말씀, 만만에 콩떡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한문'이란 과목이 따로 있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한문 교사가 되려면 기본적으로 사서(四書)를 봐야한다. 그리고 여러 문집, 시집과 삼국유사, 삼국사기, 그리고 사람들이 잘 모르는, 아니 이름조차 들어본 적이 없는 책까지도 본다.

내가 직접 한문임용을 겪어본 사람이 아니라 하나 하나 열거할 수는 없지만, 봐야할 책 목록만 얼핏봐도 10장이상 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목록일 뿐이다. 거기서 나온다는 보장도 없다. 어떤 책에서 나올지 모르니 기본서적은 기본적으로 보고, 이것 저것 다 찾아서 봐야한다.

그리고 한 해에 40여명을 뽑는다. 머리 깨지게 싸운다. 한해에 졸업하는 사람이 몇 명이고, 기존에 졸업해서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 몇 명인가?

그런데 한 해에 40여명을 뽑는다. 물론 다른 임용 과목도 힘들기로 따진다면 비슷하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4년동안 수많은 책을 보고 겨우 뽑힌 것을 겨우 한달 연수받고 빼앗기는 그런 설움을 가진 과목은 있을까?

한문을 공부하면 끝이 없다. 한문을 보는 힘, 이른바 문리(文理)가 나려면 평생이 걸려도 힘들다.

하지만 알아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수능에서 한문은 '한문및 제 2외국어'에 포함된다. 한마디로 제 2외국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이 세상 어디에 말끝마다 제 2외국어를 섞어쓰는 나라가 있는가??

친구중 한 녀석은 3년만에 임용을 붙었지만, 발령받은 학교외에도 다른 학교에도 가서 한문을 가르치는 녀석이 있다.

한문 수업시간을 채우기 위해서다. 한명밖에 없는 한문교사에 수업시간마저 마땅히 없다.

이 땅에 한문은 서럽다. 한문을 공부하는 것이 얼마나 고된 것인지는 모르면서, 한문을 쉽게 본다.

이런 땅에서 한문을 공부하는 사람들이여! 힘을 내라!!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자신만 알고 있으면 된다.

우리는 우리 조상의 얼을 잇는 소중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긍지를 가질 자격이 있다!!!

Posted by 연어술사

한문과 내가 좋아하는 것들..채워갈 곳..
연어술사